영국대학 한국인 최초박사에 KBE작위 받기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새 정부 첫 국무총리로 한승수 유엔기후변화특사를 28일 공식 지명 발표했다.
대한민국에서 관운이 가장 좋은 사람으로 꼽히는 한씨는 △국회의원 3선 △상공부 장관 △주미대사 △대통령비서실장 △부총리겸 재정경제원 장관 △외교통산부 장관 △유엔총회 의장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 등을 지냈다. 국회 동의를 거쳐 총리가 되면 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정부에 이어 무려 4대 정부에 걸쳐 각료로 참여하는 진기록을 남긴다.
한 총리지명자는 45년 전인 1963년 영국 유학길에 올라 요크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인 1호였다. 박사학위 논문은 유럽공동체(지금의 유럽연합)의 예산연구였으며 논문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1971년 유럽공동체상European Communities Prize을 받기도 했다.
케임브리지대에서 응용경제학과 교수로 2년 여 근무했으며 서울대학교, 하버드대학교, 도쿄대학교에서 강의한 경제학 거물이다. 요크대학은 1997년 명예박사학위까지 수여했다.
■ 매너 좋은 ‘영국 신사’= 매너가 좋고 영어에 능통해 ‘영국신사’로 불려온 그는 2004년 9월 영국왕실로부터 대영제국 명예기사KBE:Honorary Knight Commander of the Order of the British Empire 작위를 받는 영광을 누렸다. 영국인에게는 ‘Sir(경) 나 Dame(귀부인)’에 해당하는 최상급 호칭이다. 김상만 동아일보 회장, 강영훈 전 국무총리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 수상이었다.
한 총리지명자는 한영협회Korean-British Society와 한영미래포럼 Korea-UK Forum for future의 한국측 회장을 12년 동안 맡으면서 특히 한영관계 발전에 노력했다. 작년 6월엔 IOC세계올림픽위원회 영국위원 3명에게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홍보와 득표활동을 위해 실내악단 세종솔로이스츠를 인솔해 런던시내 카도간홀에서 음악회를 가졌다.
외교부장관 시절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당시 차관)의 상사였으며 유엔의장을 맡았을 때 반 총장을 비서실장으로 기용했다.
반 총장은 사석에서 “한승수 박사와 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존경과 가족같은 마음으로 모셔왔다”는 말을 할 정도로 친근과 존경을 표시해왔다.
반 총장이 유엔에서 입지를 넓혀 사무총장까지 올라간 데는 한 총리지명자의 ‘보살핌’이 크게 작용했음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반 총장 자녀 결혼식의 주례를 한 총리지명자가 맡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기자회견에서 “누구보다도 글로벌 마인드와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어 함께 일하도록 부탁했다”면서 한 특사를 총리후보로 지명한 배경을 밝혔다.
이 당선인은 “국내외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서 우리가 지향하는 ‘경제 살리기’, ‘통상과 자원외교’를 할 수 있는 가장 적격자로 생각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