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치안 담당 총수 격인 재키 스미스 내무장관이 런던의 밤 거리를 돌아다니는 게 겁난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스미스 장관은 20일 선데이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런던의 슬럼가인 해크니는 물론 켄싱턴과 첼시 같은 부자동네에서도 밤에는 홀로 다니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스미스 장관은 한밤중에 해크니 거리를 걷는 게 안전하다고 느끼냐는 질문에 “글쎄, 그렇지 않다”며 “지금까지 그런 경험이 없었고, 다른 사람들도 한밤중에 해크니 거리를 홀로 걸어다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첼시나 켄싱턴이라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스미스 장관은 “나는 한밤중 거리를 돌아다니지는 않을 것이고, 그럴 필요가 없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영국의 첫 번째 여성 내무장관인 스미스 장관의 이 같은 고백에 야당 정치인들은 밤거리의 위협을 무릅쓰고 집 밖으로 나가야 하는 수백만 야근 노동자들에게 “정부의 치안 실책”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장관을 공격하고 나섰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보수당 예비내각 내무장관은 “런던이 아닌 다른 도시의 거리에서는 밤에 걸어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수치스럽다”며 영국 수도 런던의 치안정책이 실패했음을 시사하는 “내무장관의 놀라운 고백”이라고 비판했다.
브라이언 패딕 자유민주당 런던 시장 후보도 “런던에서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내무장관 혼자가 아니다”며 정부의 치안 정책을 공격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스미스 장관은 “어떤 상황에서든 자기가 잘 모르는 지역에서는 걸어다니지 않는다”는 뜻으로 말했다며 보수당이 집권했던 1990년대에 비해 노동당 정부 집권 후 범죄 건수는 줄어들었다고 강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