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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 일자리 전쟁 “목숨값 7만원… 불러만 주면 감지덕지”
코리안위클리  2008/01/17, 00:22:05   
인력시장 취업난 갈수록 심각… 임금 싼 중국 동포 선호

“배부른 소리 마세요. 당장 땟거리가 걱정인데, 위험은 무슨 위험….”
14일 새벽 4시30분.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사거리 태평역 주변. 수도권 최대의 ‘인력시장’으로 불리는 곳이다. 작은 배낭을 멘 김모씨(53)는 차갑게 쏘아붙였다. 하는 일이 위험하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이었다.
이천 냉동창고 화재 참사로 일용직 근로자의 안전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터였다. 하지만 당장 ‘일당 7만원’이 절실한 그들에게는 여전히 남의 일일 뿐이었다. 위험, 죽음 따위를 생각할 겨를이 없어 보였다. 날이 추워 일감이 없는 요즘에는 누가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새벽에 나와 자신에게 일당을 줄 사람을 찾아 헤매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처음에는 40~50대로 보이는 30여명이 짙은 어둠 속에 모여 있었다. 자판기 커피 한 잔으로 언 몸을 녹이면서 잔뜩 움츠린 채였다. 을씨년스럽기만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한 두명씩 모여든 사람들이 30분후쯤 100여명으로 늘어났다. 갑자기 일대가 소란스러워졌다. 구인 차량이 올 때마다 수십명씩 몰려갔다. 100m 달리기 선수처럼 재빠른 동작이었다. 그러나 ‘선택’되는 사람은 서너명에 불과했다. 파장 시간이 다가왔다. 작업반장쯤 돼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 큰 소리로 “‘65짜리(6만5000원)’ 할 사람 없어요”라고 말하자 10여명이 “저요, 저요”하며 우르르 몰려갔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팔려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오늘도 공치네. 벌써 며칠째야”라는 한탄과 푸념이 터져 나왔다.
1년 가운데 가장 일거리가 없는 요즘 한 달 평균 일하는 날은 잘 해야 10일 정도라고 한다. 이들이 하루 10시간쯤 일하고 받는 일당은 6만~7만원. 소개비와 밥값을 빼면 5만~6만원 정도 남는다고 했다. 매일 일거리를 찾을 수 없어 한 달 수입은 고작 50만~60만원이다.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안전 문제는 뒷전일 수밖에 없다. 일거리나마 있으면 좋다는 입장이다.
작업장 안전 문제를 묻자 한 남자는 “모르는 소리마라. 당장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바쁜데 어느 누가 안전한 곳을 골라가면서 일하려 하겠느냐”면서 손을 내저었다.
이천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일했다는 김동출씨(35)는 “7만원 벌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일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천 냉동창고는 가스로 가득 차 숨쉬기조차 힘들었는데 그 흔한 마스크도 없이 일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구토와 어지럼증이 심했지만 회사에서 그만 두라고 할까봐 아무 소리 못하고 일했다”면서 몸서리를 쳤다.
몇년 전 철근 일을 하다 3층에서 떨어져 크게 다친 강모씨(54)는 “사고 당시 회사가 위로금조로 준 것은 150만원”이라며 “기본 장비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일해야 하는 우리같은 사람은 하루 하루가 맨발로 작두 위를 걷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 가면 첫날 한 차례 안전교육을 하지만 이튿날부터는 안 한다”면서 “회사에선 하라고 하지만, ‘시간이 돈’이라고 생각하는 오야지(작업반장)가 작업시간을 줄여가며 그걸 하라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인력시장에 나오는 사람들의 ‘취업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성남시 인력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20~30%이던 중국동포 노동자들이 50%가량으로 늘어나면서 한국인들은 일거리가 없어 공치기 일쑤”라고 전했다. 그는 “구인업체들도 인건비 싸고, 말 잘 듣고,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중국동포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날이 밝아오는데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서성이던 김영민씨(41)는 “잠든 아들을 보고 나왔는데 들어갈 때 몇만원이라도 가져가야 할 텐데”라며 충혈된 눈을 비볐다.          

경향신문


▲ 14일 새벽 경기 성남 태평역 입구 인력시장에 나온 일용직 근로자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구인 차량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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