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피를 못 잡는 대입제도로 혼란이 거듭되는 가운데, 영어 능력 우수자를 뽑는 대학별 전형에 관심이 몰리면서 방학을 맞은 토플 전문학원이 고교생들로 붐비고 있다.
‘영어로 대학가기’를 표방하면서, 방학을 맞아 대입 영어반을 개설한 이 곳에는 상담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학원 관계자는 “방학들어 하루에 수십 통의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지방과 해외에서도 문의전화가 많이 온다”고 말했다.
대학생이나 성인들을 위주로 한 다른 토플학원에도 수강 중인 고등학생은 평소의 3~4배. 학생들은 새벽반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처럼 방학을 맞은 토플 전문학원이 문전성시인 것은 연세대와 고려대 등 20여 개 대학이 수시모집 입학정원의 3분의 1 이상을, 내신과 논술 비중이 없거나 상대적으로 작은 영어우수자전형이나 국제화전형으로 선발하기 때문이다. 관련 전형은 더 다양해지고 선발인원도 늘고 있는 추세. 이에 따라 ‘영어에 올인(All in)’해 대학도 가고 장래를 위해 영어실력도 다진다는 계획을 갖는 수험생 수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IBT 토플은 110점, 텝스나 토익은 900점 이상일 경우 지원이 가능해 공인 영어점수를 따려는 학생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학생들은 비싼 학원비와 토플 시험비가 부담이지만 오락가락하는 대입제도의 혼란 속에 높은 영어 성적만으로도 합격이 보장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 2학년생 김 모(17) 양은 “내신이 잘 안 나와 대학갈 때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토플 점수를 잘 받아놓으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김 양은 이어 “수십만 원대의 학원비와 토플 시험료가 부담이 되긴 하지만, 토플의 비중이 큰 대학이 많고 토플 시험을 혼자서 준비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학원을 다닐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영어 성적만이라도 올려 좋은 대학에 가겠다’는 학생들의 쏠림 현상과 이를 부추기는 사교육 시장, 얼룩진 우리 입시제도의 현 주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