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귀환 중, 이스라엘인 1명과 미국인 6명 모두 사망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일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가 지구귀환 도중 공중폭발해 승무원 7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미 유인 우주선 발사 42년 역사상 우주선이 지구귀환이나 착륙도중 사고가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것은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발사직후 공중폭발해 승무원 7명이 사망한 지 17년만에 또다시 발생한 대형사고로 미국의 우주계획은 당분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컬럼비아호는 지난 1월16일 이스라엘 우주인 1명과 여성 우주인 2명 등 미국 우주인 6명을 태우고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돼 각종 과학실험을 마친뒤 이날 오전 9시16분 케네디 우주센터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 NASA 발표=NASA는 컬럼비아호와의 교신이 끊기자 비상사태임을 발표했다.
컬럼비아호는 사고당시 약 20만피트(약 6만5천m) 상공에서 시속 2만㎞로 비행하고 있었다. 현재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 지역의 수색 및 구조팀이 컬럼비아호의 파편과 승무원 시신을 찾고 있다.
션 오키페 NASA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고가 지상의 어떤 물건이나 사람에 의해 발생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혀 테러범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승무원 및 임무=컬럼비아호에는 선장이며 전 우주비행사인 리크 허즈번드(45) 등 7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다른 승무원들은 전 시험비행 조종사 윌리엄 매쿨(40)과 화물 책임자 마이클 앤더슨(42), 미 해군 군의관 데이비드 브라운(46), 인도 태생의 여류 우주비행사 칼파나 촐라(42), 미 해군 군의관으로 이번에 처음 우주비행을 하는 여류 우주비행사 로렐 클라크(41) 및 일란 라몬 이스라엘 공군 대령이다.
컬럼비아호에 탑승한 우주인 7명은 2개 팀으로 나뉘어 생물학, 의학, 자연과학, 기술 등의 분야에서 연구를 실시했으며 대부분의 실험은 넓은 화물실 안에 있는 ‘기압이 유지되는 실험실’에서 이뤄졌다.
실험 대상은 암세포, 균, 설치류 동물, 거미, 벌, 누에 등이며 우주인 자신들도 실험대상이 됐다. 특히 우주인들은 궤도에서 심리적인 변화를 측정하는 감지기를 부착하고 있었다.
과학자들은 이번 실험에서 면역기능을 억누르고 골밀도를 낮추고 근육을 약화시키는 무중력 효과에 대처하는 방법도 실험했다.

▲ 돌아오지 못한 7인
훈련 도중 한자리에 모인 생전의 컬럼비아호 승무원들. 왼쪽부터 데이비드 브라운, 릭 허즈번드, 로렐 클라크, 칼파나 차왈라, 마이클 앤더슨, 윌리엄 매쿨, 일란 라몬.
■컬럼비아호
컬럼비아호는 NASA가 보유한 우주왕복선 가운데 가장 오래된 기종이며 22년 전인 1981년에 처음으로 지구궤도에 올랐다. 이번 사고는 컬럼비아호의 28번째 우주비행이었다.
1792년 미국 선박으로는 처음으로 세계일주를 한 배의 이름을 딴 컬럼비아호는 이후 만들어진 챌린저(1982), 디스커버리(1983), 애틀란티스(1985), 엔데버(1991)호와 함께 번갈아 우주비행을 해왔다.
컬럼비아호는 처음 건조된 이후 탄소 브레이크, 조종장치, 열 보호시스템 등을 포함해 무려 50차례나 개조돼 왔으며 마지막 개조작업은 1999년에 이뤄졌다.
과학자들은 지난해 7월 컬럼비아호의 초저온 수소연료를 주 엔진으로 흐르게 하는 스테인리스 철강 덧쇠에서 3개의 균열을 발견했으며 비슷한 균열이 다른 우주선에서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