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다니는 회사가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한다면 시대 흐름에 뒤떨어진 사람일 가능성이 많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이후 1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요즘 사람들은 정치·경제 같은 공적영역에 비해 취미·재산증식·여가 등의 개인적 문제를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관심사도 물가·범죄·사건 같은 민생고 측면의 이슈보다 교육·투자·사회복지 등의 선진화된 영역으로 옮아가고 있었다.
제일기획은 25일 전국 13~59세 3600명을 대상으로 가치관·생활방식, 상품구매 및 매체 이용 실태 등을 조사해 외환위기 직후인 98년과 비교한 ‘전국 소비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국내 정치 관심도는 98년 28.7%에서 13.8% 줄었고, 경제 살리기에 대한 관심도 36.6%에서 17.8%로 감소했다. 반면, 주식·증권에 대한 관심도는 4.0%에서 9.3%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부동산·주택·토지(18.2%→32.5%)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했다.
남녀·직장에 대한 고정관념도 바뀌고 있었다. ‘여성의 행복은 남편에게 달렸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의 비율은 55.4%에서 40.3%로 줄었고, ‘부모가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42.6%에서 38.9%로 감소했다. ‘명예퇴직’ ‘사오정’ ‘이태백’ 등의 말이 일상화되면서, 현재 직장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24.8%에서 9.3%로 줄어 10명 중 1명도 되지 않았다.
개인 생활에 있어선 패션·미용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여가시간을 활동적으로 즐기는 방향으로 변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