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본드’로 상징되는 영국 해외정보국(MI6)이 최근 외국인 이민 급증 등 다인종 사회로 발전하는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무슬림 등 소수인종 출신의 요원 양성에 나서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MI6는 특히 ‘요원 구성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아랍어와 페르시아어, 우르두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을 구사할 수 있는 인재들을 집중적으로 모집하고 있다. 우르두어는 파키스탄과 인도 북부에 사는 무슬림들의 제1언어로 언어 인구가 5천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I6는 이를 위해 라디오1의 ‘뉴스비트’라는 프로그램에 여성 무슬림 요원을 비롯한 젊은 요원들을 출연시켜 홍보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들은 방송에서 MI6 요원으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MI6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홍보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이들은 홈페이지에서 MI6가 외부의 인식과는 달리 가족적일 뿐 아니라 개인생활도 보장해주는 조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지원자들이 스스로 ‘스파이 자질’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MI6는 또 영화 ‘007 시리즈’의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의 이미지도 신입요원 모집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007 시리즈 최신작 ‘카지노 로열’ 개봉 당시에는 MI6의 남녀 요원 각 1명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요원들의 업무를 상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AP통신에 따르면 이러한 홍보활동은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영화 속 비밀요원을 꿈꾸는 ‘몽상가’들을 대거 끌어들이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이에 대해 MI6의 요원 선발업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업무는 영화 속 이미지와는 다르며 ‘살인면허’ 같은 것도 주어지지 않는다”면서 정보요원에 대한 일부 지원자들의 ‘환상’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