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와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 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 3명이 ‘`떡값 검사’에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임 내정자 등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제히 의혹을 일축했고 삼성 측도 “잘못된 자료를 내놨다”고 반박하며 악의적인 조작이라고 대응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자금 조성 및 검사 대상 로비’ 의혹을 폭로하고 참여연대와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검찰에 넘겨진 이 사건에 대한 수사는 시작부터 암초에 부딪치게 됐다. 지휘 라인인 `검찰총장 내정자-대검 중수부장’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 이 문제가 해결될때까지 수사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사제단은 이날 김용철 변호사의 말을 대신해 읽는 방식으로 “이종백 위원장은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이, 임채진 내정자는 고교 선배인 이우희 구조조정본부 인사팀장이 각각 관리 담당하였으며 이귀남 부장에게는 현금이 정기적으로 제공된 사실을 본인이 직접 확인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제단은 “검찰이 연루 검사 명단 제출만 재촉할 뿐 이렇다 할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삼성 비자금 문제를 검찰의 뇌물수수 사건으로 몰고 가려는 작금의 옳지 못한 방향에 대한 꾸짖음”이라며 “명단의 일부만 밝히는 것은 검찰 스스로 진실 규명의 본분을 되찾도록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임채진 내정자는 김경수 대검 홍보기획관을 통해 입장을 발표하고 “김 변호사와 일면식도 없고, 다른 사람과 만나는 자리에서 마주친 기억조차 없다”며 “사제단이 언급한 로비대상 명단에 들어가게 된 경위에 대해 아는 바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 변호사 주장이 신빙성이 있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언제, 누구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로비를 받았는지에 관한 근거자료를 제출해야 할 것”이라며 “사제단이 언급한, 삼성그룹 구조본 간부인 이우희씨가 고교 선배인 것은 사실이나, 그를 통해 어떤 청탁이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기획관은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에 대해서도 “중수부장과 김 변호사가 대학 선후배인 것은 맞으나 두 사람은 재직 중이든 김 변호사 퇴직 후이든 서로 만나서 식사 한번 한 적이 없을 정도로 가까운 관계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종백 위원장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김 변호사는 검찰 재직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같이 근무하거나 만나본 사실이 없고, 통화한 사실조차 없고, 발표에 언급된 제 사장은 동향 선배로 알고 있지만 삼성으로 로비를 받거나 부정한 청탁을 받은 일이 전혀 없다”며 “법적 대응을 심각하게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이들 검찰 수뇌부를 관리한 것으로 거론된 제진훈 전 제일모직 사장과 이우희 전 에스원 사장도 터무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은 검찰 수뇌부 3명에게 정기적으로 뇌물을 제공했다는 주장에 대해서 “사실무근”이라며 “흠집을 내기위한 악의적인 조작”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12일 오후 특수2부(오광수 부장검사)에 배당해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