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률은 줄고 있는데, 청년 실업자는 되레 늘고 있다. 정부 통계인 실업률이 실업자의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2004년 45.2%(9월 기준)에서 매년 하락해 올해는 41.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청년 취업자 수도 457만 명에서 410만 명으로 줄었다. 청년층 10명 중 4명이 직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취업이 힘들어지자 구직을 아예 포기하는 청년 백수도 늘고 있다. 이 때문에 2004년 48.7%였던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7년 44.8%로 낮아졌다. 집이나 학원에서 취업 준비를 하는 사람도 53만6000명에 달했다. 이렇게 그냥 ‘쉬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전체 비경제활동 인구 중에서 단순히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인구도 133만2000명(9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2만3000명 증가했다.
그런데도 정부가 집계하는 청년층 실업률은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통계청은 9월 청년층 실업률이 7%로 지난해(7.3%)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실업률은 2004년(7%)과 비교해도 큰 변화 없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실업률 통계가 그만큼 청년 실업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실업률이 전체 청년 인구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경제활동 인구만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경제활동 인구란 ‘조사 대상 기간 중 한 시간 이상 일한 사람’인 취업자 수와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지만 수입이 있는 일을 하지 못한 사람’인 실업자를 합한 인구다. 이 기준에 따르면 취업 포기 상태인 청년 백수는 실업률이나 취업률 통계에서 제외된다.
국회예산정책처 정상훈 경제분석관은 “청년 실업률은 (실업자 수를) 실제보다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제 성장이 둔화돼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아 고학력자를 위주로 청년 실업이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