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커플 10년새 65% 급증… 자녀 교육·건강에 영향
영국의 가정 형태가 동거나 편부모 가정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건강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통계청ONS: the Office of National Statistics의 가정생활 보고서는 동거 커플이 지난 10년간 65% 이상 급증했고 다음 한 세대(2031년) 안에 동거나 편부모 가정이 결혼 가정 수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영국 가정의 70% (1천7백만 가구)는 결혼 가정이다.
4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1996년 140만 쌍이던 동거 커플은 10년 만에 230만 쌍으로 늘었다. 편부모 가정도 같은 기간 8% 증가한 260만 가구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정식 결혼을 통해 가정을 꾸린 가정은 4% 감소한 1천210만 가구였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동거 확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25%에 이르는 25세 이하 여성의 동거 비율은 30년 전 1%였던 부모 세대와 크게 대조된다.
동거 가정의 증가는 자녀 교육 환경과 가족 건강에도 큰 변화를 초래했다. 결혼 가정의 자녀들은 동거 커플의 자녀들보다 더 건강하고 오랫동안 정규 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한 친부모 가정에서 자란 여자 아이 78%가 정규교육을 받는 것에 비해 편모 가정은 69%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였다. 이밖에 66%는 재혼한 가정, 재혼한 편부 65%, 동거 가족은 64%였다. 또한 자녀가 만성 질환을 겪을 위험성도 편부모 가정이 훨씬 높았다.
보고서는 또 결혼한 커플이 이혼, 동거 커플, 독신자들에 비해 더 오래 살고 건강하다고 발표했다.
34세 이하 독신 남성의 경우 결혼한 젊은 남성에 비해 사망률이 2.5배 높았다. 80세 이상 이혼 남성은 결혼 생활을 유지한 남성에 비해 사망률이 30% 높았고 여성의 경우는 그 차이가 두 배로 나타났다.
결혼 가정은 가족 구성원의 질병이나 노인 문제에 대해 동거 커플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가정의 경우 그들의 부모나 친척의 노환이나 질병 시 적극적으로 돌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결혼한 커플 16%가 일주일에 한 시간 이상 부모를 돌보지만 동거 커플의 경우에는 9%에 그쳤다.
런던 정경대 London School of Economics의 인구학자 마이크 머피 Mike Murphy 교수는 “이혼과 편부모 가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가 건강과 같은 전통적인 결혼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잠식하고 있다”며 “사망률과 발병률 같은 건강지표가 결혼 생활의 장점을 대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런던의 전체 가정 중 편모 가정이 차지하는 비율은 22%에 이른다. 이는 영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런던에서 편모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Lambeth(48%)로 Islington에 이어 10대 임신비율도 가장 높은 곳으로 조사됐다.
■ 북아일랜드는 전체 가정의 25%가 세 명 이상의 자녀를 두고 있어 자녀수가 가장 많았다. 영국의 평균 자녀 수는 1971년 2명에서 2006년 1.8명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