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9만명의 해외 이민자들이 몰려오는 영국의 초·중등학교에서 이제 백인 영국인 학생이 ‘소수’가 됐다고 영국 더 타임스 신문이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초중등교육·가족부가 발표한 최신 통계 자료를 보면, 2007년 1월 기준 잉글랜드 지역의 초·중등학교 학생 5분의 1 이상이 백인 영국인이 아닌 소수민족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학생 중 소수민족 학생 비율은 2006년 20.6%에서 올해 21.9%로 늘었고, 중등학교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소수민족 학생들이 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백인 영국인 학생이 10명 중 1명밖에 안된다.
또 잉글랜드 초·중등학교 학생 10명 중 1명 이상이 모국어로 영어를 구사하지 않는다.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초등학생 비율은 전체 학생의 13.5%인 44만7천명에 달한다. 다민족 국제 도시가 된 센트럴 런던에서는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초등학생 비율이 무려 53%나 된다.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중등학생 비율도 전체의 10.5%인 34만2천명을 헤아린다.
중등학교보다 초등학교에서 비백인, 비영어 구사 학생의 숫자가 훨씬 많은 만큼 현재 잉글랜드에서 일어나고 있는 학교의 국제화 현상은 앞으로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보수당 이민 담당 대변인 데이미언 그린은 “학생들이 영어를 구사할 수 없고, 학급 내 학생 숫자가 많을 경우 교사들의 업무가 훨씬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수민족이 많이 사는 일부 지역에서는 백인 영국인 학생과 아시아계 무슬림 학생이 서로 섞이지 않고 각기 다른 학교에 다녀 공동체의 분열을 조장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일례로 2001년 인종폭동이 일어난 브래드퍼드에서는 28개 중등학교 중 10개 학교가 지난해 같은 인종 배경을 가진 학생들만 집중적으로 받아들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