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에 중독된 영국인이 더 많을까, 아니면 마약인 헤로인에 중독된 영국인이 더 많을까. 정답은 전자다.
19일 일간 텔레그래프와 데일리 메일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영국의 `문제 있는 도박 행위자`, 즉 도박 중독자는 올해 28만4천여명으로 28만명선인 헤로인 중독자 수를 뛰어넘었다.
영국의 사행성 산업 규제기구 도박위원회가 발표한 이번 조사에서 카지노를 비롯해 경마나 즉석식 복권에 이르는 다양한 형태의 도박을 즐겼다는 영국인의 수가 1천만명 정도로 추산됐다.
3천200만명 정도인 영국 성인 3명중 1명은 도박 경험이 있는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도박 행위로 인해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 그리고 가정 파탄이나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문제 있는` 도박 행위로 분류됐다.
도박 문제에 대응하는 영국 당국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드는 부분은 정기적으로 온라인 도박을 즐기는 사람이 5년 전에 비해 6배 증가한 350만명으로 추산됐다는 점. 도박 유형별 중독자 비율도 운동경기의 점수대에 돈을 거는 `스프레드 베팅`에서 15%정도, 일종의 도박 단말기인 FOBT 이용자 가운데 11%선인데 비해 온라인 도박의 경우는 7%로 비교적 낮았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실시한 연구원들은 최근의 증가세를 감안했을 때 온라인 도박은 광고 허용과 함께 영국에서 도박 중독자를 양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든 브라운 총리 집권 이후 맨체스터 카지노 설립 계획을 재검토하는 등 도박 문제에 대해 강경책을 쓰고 있는 영국 정부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사행성 산업에 `중독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게리 서트클리프 영국 문화장관은 “도박 문제가 소수에게만 영향을 주고 있지만 여전히 심각하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