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모기지 대출기관이 본격적으로 대출 기준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30일 영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메릴린치 모기지 사업부는 최근 대출금리를 인상했고 인베스텍의 계열사인 모기지 대출기관은 모든 서브프라임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영국 모기지시장 점유율이 8.4%인 뉴캐슬 소재 노던 락과 3.5%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레지던셜캐피탈코프의 모기지 사업부도 대출자에게 제공하던 각종 혜택을 중단했고 도이체방크 산하 DB모기지 역시 같은 조치를 취하고 금리를 1% 가량 인상했다.
업계에선 영국 전체 모기지 대출기관의 약 12% 정도가 담보대출 기준을 강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국 모기지 업계의 대출기준 강화는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로 전 세계적 인 유동성이 말라가면서 영국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진다.
영국의 모기지 업체들은 그동안 소비자들에게 수입의 다섯 배까지 대출을 허용함으로써 집값 급등을 조장했었는데 최근 대출기준의 강화가 10년동안 세배나 폭등한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모기지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을 원하는 소비자는 3개월 전보다 훨씬 더 대출받기 어려운 상황에 닥쳐 있다”고 강조하며 “일부 모기지 기관들은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아마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대출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모기지업체들의 대출기준 강화는 최근 영국의 개인 파산율이 급증한 데 대한 대출업계의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영국 정부당국의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1분기에 파산을 선언한 개인은 약 3만7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다.
한편 영국의 모기지 대출은 지난 7월에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대출 증가세가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다.
영국의 한 모기지 기관에 따르면 서브프라임으로 분류할 수 있는 모기지는 약 6% 정도로 미국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