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구권 이민자가 대거 몰려드는 나라 중 하나인 영국의 제1야당 당수가 영국에 이민자가 너무 많다며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사진)는 지난달 29일 밤 BBC2 방송의 ‘뉴스나잇(Newsnight)’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민자들이 학교, 병원, 주택 등 공공서비스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이민 규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8개월 전 보수당수로 취임한 이래 진보적 정책 성향을 보였던 캐머런 당수는 최근 보수당의 지지율이 집권 노동당에 밀리고, 당내 보수파 인사들의 비판 여론에 휩싸이면서 우파 쪽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캐머런이 보수파의 관심사인 이민자 문제를 들고나온 것도 취임 후 처음이다.
캐머런 당수는 노동당 정부의 집권 후 엄청나게 늘어난 이민자로 공공서비스가 너무 큰 부담을 안게 됐다며 “이민을 잘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캐머런 당수는 엄청난 기술을 영국에 가져온 폴란드인과 헝가리인을 포함해 유럽연합(EU) 신생 회원국 이민자들로부터 영국이 혜택을 입었지만, 이제 새로운 회원국에 대해서는 이민자를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유럽 국가들에 대해서는 영국의 기술인력 수요를 정확히 따진 뒤 이에 맞춰 이민자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캐머런 당수는 가정의 해체가 공공서비스를 압박하고, 사회의 단합을 해치는 요인이라며 조세 제도를 통해 결혼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동구권 이민자를 줄이기 위해 올해 EU에 새로 가입한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로부터 들어오는 비숙련 노동자 규모를 1만9천750명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이들의 취업도 식품 가공과 농업 분야에만 허용하고 있다.
내무부는 향후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를 포함한 동유럽 국가들로부터 매년 1만3천명이 이민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동유럽에서 건너와 영국에 정착한 근로자수는 6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