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전통적인 매체인 라디오와 텔레비전 시청자를 점점 더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인디펜던트 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방송•통신 규제기관인 오프컴(Ofcom)은 연례 보고서인 ‘커뮤니케이션 마켓 리포트’에서 인터넷과 휴대전화 사용은 계속 늘어나는 데 비해 TV와 라디오 시청 시간은 2002년 이래 각각 4%와 2% 떨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유선전화에 소비한 시간은 5년 전에 비해 8%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인들이 전화, 인터넷 서핑, TV와 라디오 시청에 소비한 시간은 일주일에 50시간이 넘는 것으로 계산됐다. 인터넷 광고 수입은 2006년에 47% 올라 20억 파운드를 넘었다. 이 액수는 ITV1과 채널 4, 두 방송국의 광고 수입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액수이다. 페이스북, 마이 스페이스 같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에 대한 인기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을 더욱 늘리는 데 기여했다. 젊은 층은 물론 여성과 노인들까지 더 많은 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텔레비전 광고 수입은 3% 가까이 떨어졌다. ITV1, 채널 4, 채널 5 같은 주요 지상파 방송국들은 매출이 급락했으나 디지털 채널의 수입이 21%나 상승해 이 손실을 만회했다.
오프컴의 리서치 담당 제임스 티켓은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의 보급으로 시청자들은 광고를 보지 않고 빨리 돌리기를 해 버린다”며 방송 광고주들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을 수 있는 새로운 광고모델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디오 광고 수입도 라디오 청취 시간의 감소로 2001∼2006년에 14% 이상 떨어졌다. 특히 라디오를 듣는 어린이의 숫자는 2005∼2007년에 절반으로 줄었다. 그러나 디지털 라디오의 청취는 늘었다고 오프컴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