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명문 옥스포드대가 사상 처음으로 입학전형에서 지원자들의 출신 고교를 구분해 비슷한 점수를 받은 경우 비명문고에서 공부한 학생을 우선 선발키로 했다.
22일 영국 일간 가디언지에 따르면 옥스포드대는 2008년 입학 지원서에 지원자가 졸업한 고교의 졸업생 대학 진학률, 교사 이직률, 무료급식 비율 등을 기재하는 항목을 신설했다. 올해까지의 입학 지원서에는 이 같은 항목들이 없었다.
옥스포드대의 이 같은 조치는 교수들이 지원자들을 면접을 할 때 좋은 교육 환경에서 공부한 명문고 출신 지원자와 이런 혜택에서 소외됐음에도 훌륭한 성과를 거둔 비명문고 출신 지원자를 구별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는 게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옥스포드대도 영국의 다른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지원서 심사를 통과한 학생들에 대해 면접을 실시하고, 이어 면접 통과자들을 대상으로 필기 고사를 실시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사실 워낙 우수한 지원자들이 몰리다 보니 성적이 비슷해 면접을 통해서 잠재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선발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번 조치를 통해 교수들이 면접할 때 지원자가 어떤 교육 환경에서 공부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마이크 니콜슨 옥스포드대 입학 담당관은 “동일한 A학점을 받은 두 지원자가 있다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한 지원자가 잠재 능력이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잠재 능력이 뛰어난 학생을 선발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시킨다는 옥스포드의 전통과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고교별 대입성적 조사에서 옥스포드대의 신입생 가운데 비명문고 출신이 평균치에 미달한다는 결과가 나온 직후에 발표됐다. 옥스포드대 신입생 중 공립학교 출신 비율은 53.7%로 영국 명문대 평균 72.9%에 비해 크게 미달했다.
한편 옥스포드대의 이 같은 발표가 나오자 영국에서는 일부 학부모들이 자녀를 명문 사립학교에서 공립 학교로 전학시킬 움직임을 보이는 등 민감한 반응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