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엡섬병원서 … 대사관 근무중 최초 사망

정순석(鄭舜錫) 주영 한국대사관 해양수산관(해무관)이 27일(월) 오후 2시30분경 순직했다. 향년 43세.
고 정 해무관은 지난 15일 사무실에서 근무중 갑자기 피를 토해 엡섬(Epsom) 종합병원에 입원, 식도정맥출혈 치료를 받던 중 이 날 숨졌다.
2001년 8월 영국에 부임한 정 해무관은 경남 마산 출신으로 1983년 제 27회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 생활을 시작했으며 영국에 오기 전에 해양수산부 본부과장을 지내기도 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정 해무관은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엔 국제해사기구(IMO) 이사국 선거시 우리나라가 A그룹 이사국으로 진출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으며 연간 35주 동안 열리는 IMO 회의에 참석, 우리나라의 입장이 잘 반영되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부인 우명옥(38·禹明玉)씨와 외아들 영민(14·領珉)군이 있다.
빈소 표정= 빈소는 고인이 살았던 우스터파크 자택에 마련됐다.
미망인 우명옥씨는 아들과 빈소를 지키면서 탈진한 모습에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채 조문객을 맞이했으며, 외아들 영민군은 ‘생전의 아빠’ 영정 사진을 바라보며 이따금씩 손수건을 적셔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입원 12일 만에 운명 소식을 접한 대사관 직원들은 큰 충격을 받은 듯 일손을 놓고 삼삼오오 모여 동료 직원의 갑작스런 죽음을 애도했다.
라종일 대사를 비롯한 모든 직원들은 27일 저녁 빈소를 찾아 고인에 대한 예를 갖춘 후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에 앞서 대사관 직원 부인들은 빈소에 모여 눈물을 글썽거린 채 조문객을 맞을 준비사항을 점검하기도 했다.
IMO 회의를 위해 출장나온 해양수산부 관계자 3∼4명도 이 날 늦게까지 빈소를 지키며 먼저 떠난 동료 직원을 기렸다. 28일에는 재영한인회 박영근 회장을 비롯한 많은 교민과 주재 상사 대표들의 조문 행렬이 줄을 이었다.
주영 대사관 직원이 근무 중 사망한 것은 50여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알려졌다. 고 정 해무관의 유해는 유족의 뜻에 따라 29일 밤 대한항공 편으로 고국으로 운구될 예정이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