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6일 자신이 지나치게 친미적이며 유엔 사무국 내에서 한국인 직원들을 중용하고 있다는 영국 언론의 비판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반 총장은 이날 유엔본부 2층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불거진 일부 영국 언론의 비판은 잘못된 근거에 바탕을 둔 것이라면서 건설적인 비판은 언제든지 수용하겠지만 비판에 앞서 사실관계 등에 대한 정확히 알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지난 11일 유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반 총장이 한국, 미국인과 일할 때만 진짜로 편안해 하고, 김원수 총장 특보가 사무총장 집무실에 너무 오래 붙어 있어 유엔 업무를 지연시킨다면서 “주변에서 뛰어다니는 작은 한국인들이 너무 많다”는 유엔 안보리 이사국 대사의 불평을 전했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자리가 다방면에 걸쳐 검증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하는 자리임에는 분명하지만 일부 인사들의 주장만을 근거로 비판해서는 안된다면서 자신은 세계 각국의 인사들은 물론 언론인들과도 많은 접촉을 갖고 있으며 항상 조화를 추구한다는 말로 친미적이라는 비난을 일축했다.
반 총장은 또한 유엔 사무국에 너무 많은 한국인들이 있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지금이라도 유엔 사무국 내 한국인 현황을 제시할 수도 있다면서 한두명의 한국인에 의해 유엔 사무국이 움직인다는 말은 사무국 직원 전체에 대한 커다란 모독이라고 반박했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국이 한두명에 의해 운영될 수 있는 조직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사무국 내 소수의 한국인만이 근무하고 있으며 그나마 고위직으로는 김원수 총장특보만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유엔 사무국 내에는 30여명의 한국인들이 근무하고 있지만 반 총장과 함께 외교부에서 유엔 사무국으로 자리를 옮긴 직원은 김 특보를 포함해 5명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