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 에르빌에 파병돼 평화·재건 임무를 벌이고 있는 자이툰 부대에서 첫 희생자가 발생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9일 “오아무개(27) 중위가 이날 오후 1시45분 부대 안 자이툰병원 의무대 이발소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2004년 자이툰부대 파병 이후 장병이 숨진 것은 처음이다.
오 중위는 턱 부위에 총상을 입고 바닥에 엎드린 채 의무대 행정병한테 발견됐다. 사건 현장에는 오 중위가 평소 사용하던 K-2 소총 한 정과 탄피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고 합참은 전했다. 합참은 “지금까지 (사건 현장에 대한) 외부 침입이나 다툰 흔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오 중위는 4월26일 교체 파병된 의무행정 장교로, 자이툰부대 의무중대장을 맡은 지 두 달도 안 됐다. 그는 지난해 진급심사를 통과해 올해 대위로 진급할 예정이었다.
국방부와 합참은 사고 직후 김근태 합참 작전본부장(중장)을 반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반을 꾸렸으며, 20일 3명의 수사팀을 현지에 급파했다. 이들은 오 중위의 개인 물품을 조사하고 부대 관계자들의 증언을 들어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혀낼 계획이다. 또 유족의 동의를 받아 오 중위의 유해를 국내에서 부검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수사팀과 함께 유족 세 사람도 함께 출국했다”며 “합동참모본부 인사군수참모본부 소속 장교 2명으로 이뤄진 유해 인수팀도 함께 갔다”고 전했다. 오 중위의 아버지(63) 역시 20일 밤 “이렇게 허망하게 가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하며 “아들이 왜 죽었는지 알아보러 간다”는 말을 남기고 오 중위의 고모부, 매형과 함께 이라크로 향했다.
자이툰 부대는 2004년 9월 초부터 에르빌에 순차적으로 도착해 같은 달 22일부터 본격적인 평화·재건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는 12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