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최고 부자 5명중 영국인은 1명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관대한 세금제도와 문화적 전통, 안전한 생활 등으로 다른 나라 부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선데이타임스가 선정한 2007년 영국 부자 명단에 따르면, 인도 출신의 철강왕 락시미 미탈(56)이 192억5000만파운드(385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해 3년 연속 영국 최고 부자 자리를 지켰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 회장인 미탈은 지난해 359억달러에 아르셀로를 인수한 데다 유럽 지역의 철강 가격이 30% 상승한 데 힘입어 지난해 148억달러였던 자산을 29% 늘렸다.
러시아의 석유 재벌이자 잉글랜드 축구클럽 첼시의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40)가 지난해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거액의 이혼 소송에도 불구하고 그의 자산은 일년 전보다 1억5500만파운드 증가한 108억파운드로 나타났다.
이어 영국 유명 귀족이자 그로스베너 그룹 총수인 웨스트민스터 공작(70억파운드)이 영국인으로는 유일하게 5위 안에 들었다.
인도 뭄바이의 힌두자 그룹을 이끄는 스리찬드 힌두자와 고피찬드 힌두자 형제(62억파운드)가 4위에 새롭게 진입했으며, 이란 출신의 보석 수집가이자 부동산 재벌인 데이비드 칼릴리(58억파운드)가 그 뒤를 이었다.
타임스는 “영국의 억만장자가 지난해 54명에서 68명으로 늘었다”며 “명단에 오른 1000명의 자산 규모는 3600억파운드로 일년 전보다 20%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영국에 근거지를 둔 이들이 유럽이나 세계 다른 국가의 부자들보다 재산 증식 속도가 더 빨랐다고 덧붙였다.
BBC뉴스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영국의 관대한 세금제도가 세계의 억만장자들을 영국으로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은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총 자산에 관계없이 실제 영국으로 유입되는 자금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와 인도 뿐만 아니라 스칸디나비아와 프랑스 부호들도 영국에 보금자리를 마련하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9·11테러 이후 불안해진 미국보다 안전하고 문화적으로 풍부한 런던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유명인들 가운데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1억1200만파운드)과 가수 로비 윌리암스(9500만파운드)도 각각 619위와 755위를 차지했으며, 영국의 톱모델 케이트 모스는 4500만파운드를 벌어 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자산은 3억파운드로 추정됐으나 전문가들은 각종 예술품 등 보유 자산을 모두 합하면 영국 2~3위 부호에 오를 것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