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과 고유가 등 대외여건이 불리해지고, 내수경기도 좀체 살아나지 않으면서 주요 대기업들의 수익성이 2년 연속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상위 30대 기업들은 지난해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겨우 78원을 버는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이 급감했다.
◇주요 기업들 수익성 줄줄이 악화=1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업종을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30대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04년 12.0%에서 2005년 9.4%, 지난해에는 7.8%로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의 비율을 나타내는 기업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이 수치가 7.8%라는 것은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78원의 이익을 남겼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 2년 사이 기업의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진 것이다.
시가총액 1위 상장사인 삼성전자는 영업이익률이 2004년 20.9%에서 2005년 14%로, 지난해엔 11.8%로 급락했다. 하이닉스도 2004년 31.5%에서 2005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24.9%와 24.7%로 하락했다.
포스코는 2004년과 2005년 25.5%와 27.2%나 됐으나 지난해엔 19.4%로 낮아졌고, 현대자동차도 2004년과 2005년 7.2%와 5.1%였으나 지난해에는 4.5%로 떨어졌다. 2년 연속 수익성 개선을 보인 곳은 롯데쇼핑, 신세계, 삼성물산, GS건설, 현대중공업 등 5개사로 영업이익률 개선 폭도 대부분 1%포인트 안팎에 그쳤다.
◇환율 급락 등 대외여건 악화가 원인=국내 대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원·달러 환율 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경쟁 심화 등 대외 여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또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유로 지적된다.
국민일보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