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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보다는 소금’ 자청한 측근
코리안위클리  2003/01/23, 05:42:47   
그 흔한 가죽 서류가방 하나쯤은 들고 다닐줄 알았다. 명색이 변호사인데 말이다. 게다가 노무현 당선자의 최측근이기도 한 그였다. 그러나 비닐 봉투 하나 달랑 들고 그는 서울로 올라왔다. 하얀 반투명 비닐 봉투 속엔 속옷 뭉치와 서류 몇장만이 들어 있었다. 그는 그 비닐 봉투를 든 채 호텔 문을 들어섰다. 그리곤 노당선자와 만나기로 한 한식당으로 향했다. 지난 13일 밤이었다.

비닐봉투 하나 달랑 들고 상경
  
노당선자에겐 둘도 없는 친구요 동생이요 동지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선거 이후 긴 얘기를 못 나눴다. 문변호사가 극구 사양했기 때문이다. 결국 노당선자가 부산까지 사람을 보내 오도록 했다. 식사자리엔 노당선자의 또 다른 최측근 이호철도 함께 했다. 3시간30분 동안 오고간 얘기의 결론은 하나였다. 도와달라는 거였다. 노당선자의 간곡한 주문이었다.
문재인과 노무현. 노무현이 없었어도 오늘의 문재인은 달라질 게 없다. 그러나 문재인이 없었다면 오늘의 노무현은 없다.
두 사람을 아는 이들의 공통된 얘기다.
문재인의 인생은 외길 인생이었다. 경희대 72학번인 그는 4학년 때 제적된다. 반유신 투쟁을 하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문재인은 1980년 서울의 봄 때 복학한다. 그러나 서울역앞 시위 주동 혐의로 곧바로 수감된다. 그러나 그는 살아난다.
청량리 경찰서 유치장에서 그는 사법고시 합격통지서를 받는다. 너무도 이례적인 까닭에 유치장 안에서 소주파티가 열린다. 경찰서장까지 참석해 유치장속 학생들과 소주를 마셨다. 결국 경희대 총장까지 동원된 구명운동으로 그는 풀려난다. 그는 판사를 원했다. 그러나 시위전력으로 임용될 수 없었다. 그러자 그는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간다. 그리곤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는다. 얼마 뒤 고시 동기생의 소개로 노무현 변호사를 만난다. 두 사람은 함께 일했다. 문재인은 인권변호사로의 변신을 꾀하는 노변호사를 적극 도와준다. 인권 변론에 전념토록 생활비 보조도 했다.
그러다가 13대 총선을 앞둔 88년. 그는 노무현·김광일 변호사와 함께 정치 참여를 권유받는다. 그러나 그는 고사한다. 대신 노변호사의 등을 떼민다. 실은 노변호사도 정치 참여를 원치 않았다. 서울로 가려다 비행장에서 도망간 적도 있다. 그러나 문재인 등의 권유로 결국은 정치에 투신한다. 그렇다고 당시의 문재인이 오늘의 노무현을 예상했던 건 아니다. 그저 누군가는 제도권에 들어가 개혁을 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어찌보면 노무현에게 짐을 씌운 것이었다. 때문에 문재인은 노무현에게 큰 빚을 졌다 생각했다. 노당선자가 지금 문재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 빚을 이제 갚아달라는 주문이다. 너도 들어와 일을 해달라는 얘기다.

떠날 때도 왔을 때의 모습이길
  
그는 노무현에겐 빛이기보단 소금이길 원했다. 자기도 빛이라면 노무현의 빛을 바래게 한다 생각했다. 대신 그는 스스로를 녹이며 말없이 노무현을 지켜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세상 앞에 나오려 한다. 정치인 노무현의 시작을 만든 것처럼 마무리를 하려는 거다. 부디 떠날 때도 왔을 때의 그 모습이길 바란다. 비닐 봉투 하나 들고 온 것처럼 떠날 때도 그 봉투 그대로 들고 있길 기대한다.
이연홍 정치전문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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