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논쟁’으로 진통을 겪었던 영국 학교들이 이제 무슬림 학생들의 니캅(눈만 내놓고 머리와 얼굴 전체를 가리는 이슬람 베일) 착용을 금지할 수 있게 됐다.
영국 교육부는 새로 발표할 교복 지침에서 학생의 안전과 교육을 위해 니캅 착용을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학교에 주기로 했다고 BBC가 20일 보도했다.
새 지침은 지난달 무슬림 여학생이 교복 대신 니캅을 착용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는 소송에서 패소한데 따른 것이다.
당시 법원은 니캅을 쓸 경우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학생의 얼굴 표정을 읽을 수 없어 학습에 지장을 준다며 니캅의 착용을 금지한 학교측을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교육부는 새 지침에서 종교적 복장을 수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학생과 교사 사이 상호작용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새 지침은 “어떤 이유로든 교사가 학생 얼굴을 잘 구분할 수 없다면, 학생들의 학습 참여도를 판단해서 토론이나 활동에 동참토록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니캅 소송에 휘말렸던 버킹엄셔 학교 교장은 “베일 논쟁이 생길 때마다 학교가 일일이 무엇이 옳은 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교육부의 확실한 지침이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무슬림위원회는 교육부의 새 지침에 대해 아직 논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발표한 문서에서 여학생의 니캅 착용을 승인하는 수준까지는 가지 않았다. 무슬림위원회는 단지 무슬림 학생들이 꼭 끼는 옷이나 속이 비치는 옷을 피하고, 얌전하게 입을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학교측에 요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