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공부하는 중국계 학생들의 수학능력이 영국 본토 학생들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교육기술부가 지난해 각종 국가시험 성적을 분석한 결과 중국계 학생의 86%가 초등학교 졸업자격시험을 통과해 모든 인종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6일 보도했다. 이 시험을 치른 중국계 학생 1000여명에는 최근 중국에서 건너와 영어가 익숙지 않은 아이들도 포함돼 있다. 반면 영국 학생들은 80%가 통과하는데 그쳐 85%가 합격한 인도계에게도 밀렸다.
16세 때 치르는 GCSE(대입자격시험)에서도 중국계 학생 2200여명 중 65.8%가 통과해 44.3%에 그친 영국 학생들을 압도했다. 이 시험에서 인도계는 59.1%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또 왕립화학협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국계와 인도계 학생들은 대입시험인 A레벨 테스트 중 과학 교과에서 다른 인종보다 3∼4배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교육기술부측은 “중국계와 인도계,아일랜드계 학생들의 수학능력이 초·중·고 전 과정에서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고 결론 내렸다. 지난해 조사에선 초등학교 졸업시험을 치른 11세 영국 남학생의 20% 이상이 영어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자국민들에게 충격을 준 바 있다.
최근 영국 어린이들의 행복 수준이 21개 선진국 중 꼴찌라는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조사에 이어 아시아 학생들에게 한참 뒤떨어지는 학력 문제까지 드러나자 영국 교육계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 14일 유니세프는 “영국 아이들은 부모와 대화가 부족하고 약물이나 폭력에 많이 노출돼 있으며 아동 복지 수준도 다른 유럽나라들에 뒤떨어져 있다”고 밝혔다.
현지 전문가들은 “중국과 인도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높은 학업 수준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를 영국의 부모와 교사들이 배울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