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TV의 수신료가 다음 6년 동안 연간 2∼3%씩 인상될 것이라고 테사 조웰 문화장관이 19일 발표했다.
조웰 장관은 하원에서 TV 수신료가 올 4월부터 처음 2년 동안 연 3%, 다음 3년 동안 연 2%, 마지막 여섯 번째 해에 최대 2% 각각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TV 수신료는 4월 1일 131.50 파운드(약 24만원)에서 135.50파운드(약 25만원)로 인상되고, 2012년에는 151.50파운드(약 28만원)까지 단계적으로 오르게 된다.
당초 BBC는 제작비 상승과 디지털 TV 전환에 따른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더 큰 폭의 수신료 인상을 요구했었다. 현재 영국의 연 물가상승률은 약 3.0% 이다.
지난 3년 동안 BBC와 수신료 인상 협상을 해온 조웰 장관은 “수신료 인상 조치는 디지털 전환의 중대한 시기에 BBC에 안정과 확신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크 톰슨 BBC 사장은 “실망스런 타결”이라며 “미래의 신나는 계획을 실행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어려운 선택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수신료 인상”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방송노조(Bectu)는 BBC 수신료와 물가상승률 사이의 오랜 관계를 깨는 결정이라며 공영방송의 질 저하를 불러올 것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BBC는 새로운 프로그램 제작, 디지털 TV 전환, 스포츠·어린이 채널 등 일부 부서의 잉글랜드 북부 이전 등에 따르는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연간 ‘소매물가지수+1.8%’ 인상안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정부의 인상 수준으로는 20억 파운드의 부족액이 발생할 것이라고 톰슨 사장은 말했다.
디지털 TV 전환 작업의 일환으로 BBC는 노인 등 저소득 그룹이 디지털 TV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BBC 수신료는 TV 수상기를 갖고 있는 모든 가정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전기·가스 요금과 주민세 인상에 더해 수신료의 인상은 소비자들의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언론들은 말했다.
독립뉴스제작사인 ITN의 막크 우드 회장은 수신료 인상에 대해 “BBC가 국민의 돈을 수십억 파운드 더 가져가고, 앞으로 몇 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미디어 기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점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