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주류사회의 장벽을 뚫고 코리안 1호 경찰로 활동하는 한인이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런던 남부 서리 지방경찰청 워킹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이 한인 경관의 이름은 앤드루 김(27). 한국 이름은 김세연이다. 미국에 비하면 이민 역사가 짧고, 한인 인구래야 4만명을 넘지 않는 영국에서 탄생한 첫 한국인 경관이다.
지난해 10월 처음 경찰 배지를 단 김씨는 원래 런던 서부 브루넬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한 디자인학도였다.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밟던 중 엉뚱하게 경찰에 지원했다. 수학 영어 등 필기시험과 체력검사 등 수개월에 걸친 까다로운 시험 끝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한국에서 중학교 3학년을 다니다 영국에 조기 유학온 그는 “영어 구사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지만 운동은 학창시절 럭비를 한 것을 빼면 특별히 잘하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저 어렸을 때부터 경찰이 되고 싶었고,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는 게 그가 인생행로를 틀어 경찰을 택한 이유이다.
김씨는 “사실 경찰은 위험한 직업으로 알려져 있고, 영어만 잘하면 회사에 들어가 돈을 더 많이 벌지만 아직 한인들이 진출하지 않은 영국 현지 경찰에서 일한다는 게 재미 있고, 보람 있다”고 말했다.
영국 경찰 연봉은 초봉이 2만4000파운드(약 4400만원) 정도. 그가 하는 일은 절도, 폭행, 기물 파손 등 신고가 들어왔을 때 현장에 출동해 수사한 뒤 용의자를 체포하고 취조해서 서류를 작성하는 일이다.
“아직 우리 구역에서 한인 범죄자나 피해자를 다뤄본 적은 없다”는 김씨는 “한인들이 범죄 사건으로 피해를 입었을 때 도와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외국에 사는 사람으로 법을 모르는 게 가장 겁났는데 경찰이 된 뒤 사는 데 자신감이 생겼다”는 김씨는 “인도인, 파키스탄인, 아프리카인 등 소수 민족 경찰관이 꽤 되는 영국 경찰에서 인종 차별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