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는 경제 둔화 신호 증가에 따른 금리 인상 압력에도 불구하고 9일 14개월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영란은행 기준 금리는 39년만의 최저치인 4.0%로 유지됨으로써 MPC가 구성된 지난 97년 이래 최장기간 제자리를 지켰다.
이에 앞서 ECB 또한 기준 금리를 2.75%로 그대로 유지했다.
영란은행은 이날 예상대로 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지만 전 세계적인 경제 둔화와 영국 소매업체들의 부진한 연말 실적 등으로 인해 금리 인하 압력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최근 영국 주요 소매업체들은 잇달아 연말 연시 중의 부진한 판매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이는 최근 수 년간 영국 경제의 근간이 되어 온 소비 지출이 실업 및 전쟁 위협하에 위축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미 오래 전부터 소비 지출 둔화를 예상해 온 MPC로서는 소매업체들의 불만에 대해 아직은 우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 주택가격 상승률이 12월들어 둔화세를 보였다는 모기지은행 할리팩스의 전언도 MPC에는 안도감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더욱 악화고 또 소비 지출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할 경우 MPC가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란은행이 가계 부채 급증이 경제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함에 따라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다음 조치는 금리 인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던 2개월 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금융시장은 그러나 올해 영란은행 기준 금리가 현 수준인 4.0%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