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는 주요 은행들이 개인정보 도난 방지 기술에 수백만 파운드를 투자했는데도 불구하고 현금지급기(ATM) 범죄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은행업계는 ATM 범죄가 오히려 늘어나 대책 마련에 부심중이라고 BBC 방송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주로 조직범죄단 소속인 ATM 사취범들이 지난 해 카드 뒷면의 마그네틱선에 입력된 정보를 읽어 관련 정보를 절취하는 ‘스키밍’(skimming) 기술을 이용, ATM에서 훔친 돈은 6천500만 파운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영국 정보보호위원회의 데이비드 스미스 부위원장은 은행들이 고객 정보 보호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은행들이 고객 정보 보안에 주의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고객 정보가 범죄자들의 손에 넘어갈 경우 고객들이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만큼 “은행업계 이익 보호 차원의 문제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BBC는 새로운 ‘스키밍’ 방지 장비를 갖춘 ATM이 현재 4대 중 한 대 꼴에 불과한데도 은행 업계는 ‘스키밍’ 방지 장비가 ATM 범죄 감소에 획기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업계는 또 새로운 ‘칩 앤드 핀’(chip and pin) 시스템 때문에 범죄자들의 도난·복제 카드 사용이 종전 보다 더욱 어려워지면서 오히려 ATM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
‘칩 앤드 핀’ 카드는 종래의 마크네틱선 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고 사용자가 영수증에 서명하는 대신 ‘pin’(개인인증)번호를 입력시킴으로써 거래를 검증할 수 있는 스마트 칩을 내장하고 있다.
그러나 범죄자들은 ATM에서 현금을 훔쳐내기 위해 ‘pin’ 번호를 기록할 수 있는 초소형 카메라를 동원하기도 한다고 BBC는 전했다.
연합뉴스=본지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