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여간 준비한 <한인식당 유학생 아르바이트 현주소>기사가 신문에 얼굴을 내민 후 곳곳에서 독자들의 반응이 들려왔다. 예민한 사안인지라 항의도 있었고 공감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사를 기획했을 때 주변의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한인사회의 민감한 문제를 굳이 다룰 필요가 있을까?’ ‘괜히 그러다 식당광고 끊기는 거 아냐?’ 등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유학생 아르바이트 현실이 과연 어떨지 누구보다 궁금해 취재를 시작했다.
취재원 대부분 ‘할말 없다’
한인식당의 임금, 근무환경 등 ‘현주소’를 알아보기 위해 업주와 아르바이트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했지만 그 과정은 멀고도 험했다.
평소 주 30시간 넘게 일하는 자신을 ‘외국인노동자’라며 우스갯소리를 했던 A양과 ‘잔소리하는 주인아줌마가 너무 밉다’고 사석에서 푸념을 늘어놓았던 B양을 취재원으로 다시 만났다. 식당일 하면서 어떤 점이 힘드냐고 물었더니 ‘힘든 일 없어요, 할만해요’ 라고 했다. 익명을 보장해준다 해도 공론화가 꺼림직했던 그들이었다.
업주들도 비슷한 상황. 20여 곳에 전화해 취재가능 여부를 물었으나 ‘근무환경, 임금이 왜 이야깃거리가 되는지 모르겠다’, ‘문제가 불거지는 것도 싫고 할 말도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4번의 전화와 방문 끝에 인터뷰에 응했던 한 업주는 “기사가 안 좋은 방향으로 실려 논란이 될 것이 뻔하니까 일부러 피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감동과 쓸쓸함 교차해
훈훈함은 이번 취재가 남긴 여운이다.
인터뷰 내내 자식 같은 우리 아이들이라고 종업원을 지칭했던 업주도 있었다. 또 어려운 경영사정으로 임금을 더 주지 못한 미안한 속내를 내비친 경우도 있었다. 업주와 동료가 마치 가족같다던 아르바이트생을 만났을 땐 가슴이 따뜻해지기도 했다.
반면 장시간 식당일로 피곤해 어학원을 자주 빠진다거나 외국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없어 영어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았다던 몇몇 유학생들의 이야기는 씁쓸함을 남겼다.
3회에 나눠 실은 이 기사가 한인식당의 실정을 일부라도 잘 전달했기를 바란다.
또 한인사회 내 고용주와 피고용자들이 서로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