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 성직자의 어린이 성추행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하는 영국 BBC1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파노라마’의 내용을 두고 가톨릭 교회가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가톨릭 교회는 1일 저녁 ‘성범죄와 바티칸’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파노라마 프로그램이 “정당하다고 인정할 수 없고” “깊은 편견을 드러낸” 프로그램이라며 마크 톰슨 BBC 사장에게 정식으로 항의하겠다고 밝혔다고 텔레그래프 신문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문제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2001년에 장차 교황이 될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이 어떻게 전 세계 가톨릭 주교들에게 어린이 안전 보다 교회의 이해를 우선하도록 지시하는 “비밀 바티칸 칙령”을 발령했는지 폭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라칭거 추기경이 주교들에게 이 같이 지시함으로써 피해자, 가해자, 증인이 성추행 사건을 당국에 보고하지 않고 주교와 상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버밍엄의 빈센트 니콜스 대주교는 1일 성명을 통해 공영방송으로서 BBC가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부당하게 공격하기 위해 동원한 저널리즘의 기준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며 최근 인터뷰와 옛날 녹화물을 섞은 왜곡된 편집과 센세이셔널한 제작방식을 시청자들도 너무나 잘 알 것이라고 비판했다.
니콜스 대주교는 “2001년 문서는 바티칸이 어린이 성추행 사건을 모두 통보 받고, 모든 사건이 적절하게 처리돼야 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어린이 성추행 사건에 대한 당국의 조사를 방해하거나 어린이 성추행을 은폐하는 방법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BBC 대변인은 파노라마의 보도 내용을 지지한다며 항의 서한을 받는 대로 답변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