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영국이 1772년 기상관측 기록을 시작한 지 234년 만에 가장 뜨거운 여름을 맞았다.
7월과 8월 이례적인 불볕더위가 영국을 달군 데 이어 9월에도 평균 기온이 지금까지 최고치인 1949년의 섭씨 14.7도를 깨고 15.4도까지 올랐다고 영국 언론들이 2일 보도했다.
영국의 9월은 통상 가을이 시작되는 달이다. 대개 아침에는 안개가 자옥하고, 저녁에는 쌀쌀한 추위가 살을 파고 들며, 철새들은 따뜻한 곳을 향해 긴 여행을 떠나는 그런 계절이다.
그러나 올해 9월 기온은 9월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따뜻했으며, 영국 전역에서 과거 9월의 최고온 기록을 깨고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해수면 온도도 18도 정도 됐기 때문에 육지의 기온을 냉각시키지 못했으며, 가장 서늘한 밤 기온도 1949년의 10.6도보다 1도 가까이 높은 11.5도를 기록했다고 기상청은 말했다.
9월에 남쪽과 유럽에서 따뜻한 바람이 불어왔고, 따뜻하고 습기 찬 열대성 공기를 담은 허리케인의 여파가 기온을 올리는데 작용했지만, 이것만으로 9월의 이상 더위를 다 설명할 수 없다고 과학자들은 말했다.
올 9월은 예년의 6월, 8월보다 더 더웠으며, 올 8월보다도 더 더웠다. 9월 기온이 8월 기온보다 더 높았던 적은 지금까지 8번밖에 없다.
앞서 7월에도 19일 잉글랜드 남부 서리주 위슬리의 최고 기온이 무려 섭씨 36.5도까지 치솟으며 역사상 가장 뜨거운 7월을 기록했었다.
이 같은 무더위는 영국에서 대개 20년 주기로 일어나지만 2100년쯤에는 온실가스 급증에 따른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거의 매년 일어날 수도 있다고 과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기상청의 앤드루 시블리 대변인은 뜨거운 여름에 이어 올해 겨울이 늦게 찾아올 가능성이 크며, 그럴 경우 겨울 추위가 매서운 경향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때문에 겨울 기상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예년보다 늦고 추운 겨울을 맞을 수도 있고, 비가 많이 내릴 수도 있다. 그 가능성은 50대 50”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가장 뜨거운 여름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체가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기상청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