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1위지만 국가 이미지는 34위로 나타났다. 또 세계 100대 브랜드에 포함된 상품도 3개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8개 경제·무역·사회 지표로 본 대한민국 2006’ 보고서를 25일 내놓았다.
보고서 내용으로 본 한국경제의 위상은 대체로 튼튼했다. 지난해 경제규모는 7875억달러로 세계 11위, 교역액은 5456억달러로 세계 12위를 기록했다. 선박, D램 반도체, TFT-LCD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켰으며, 조강(5위)과 자동차 생산량(5위)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보화 지수도 2003년 89(6위)에서 올해 91(3위)로 높아져, 스웨덴(97)과 미국(92)을 턱밑까지 뒤쫓았다.
빨간불이 켜진 분야도 있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중은 2003년 6위에서 2004년 9위로 하락해 성장잠재력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관광수지의 경우 수입은 2004년 26위에서 2005년 27위로 한 계단 내렸지만, 지출은 15위에서 12위로 세 계단 올랐다. 국가이미지는 6.49(10점 만점)를 기록해 61개국 중 34위에 그쳤다. 이는 중국(7.29), 일본(6.82) 등 주변 국가들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이 밖에 세계 100대 브랜드에 들어가는 제품도 3개에 불과했으며, 500대 기업에는 단지 12개 기업만 포함됐다.
한편 서울의 도시생계비는 모스크바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미국 뉴욕을 기준(100)으로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 생계비를 조사한 결과 모스크바가 123.9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서울(121.7) △도쿄(119.1) △홍콩(116.3) △런던(110.6) △오사카(108.3) △제네바(103.0) 등이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베이징은 94.9로 14위, 싱가포르는 92.0으로 17위에 올랐다. 서울의 도시생계비는 지난해 세계 5위였으며, 도쿄를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의 도시생계비가 이처럼 상승한 것은 원화 강세에다 식료품, 공공요금, 주거비용 등이 급등한 결과 도쿄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박기임 무역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원화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인 데 반해 엔화는 원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였다”며 “환율 요인이 서울과 도쿄의 생계비 지수 역전을 불러온 것”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