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험업계가 회사 수익에 보탬이 안 되는 ‘사고 투성이’ 10대 운전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로비에 나설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조심성 없는 10대 운전자의 ‘기분파’ 운전에다 대부분 옆자리에 친구를 태우고 차를 몰다 사고를 내는 이들의 운전 특성 때문에 보험업계로서는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기 때문이다.
영국 보험업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10대 운전자 규제안을 ‘벤치마킹’해 20일 열릴 전국 자동차컨퍼런스에서 대략적인 틀을 발표하고 교통부장관에 이를 전달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주는 10대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빈발하자 이들을 규제하는 법을 1월부터 적용하고 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연습 허가 취득 최소연령을 6개월 올렸고 야간 운전 금지시간을 자정에서 밤 11시로 1시간 앞당겼다. 또 임시면허 운전경력이 1년 이하인 10대 운전자는 면허가 있는 부모나 안내자없이 20세 미만의 동승자를 태우면 안되며 18세 이하의 운전면허 취득자는 1년간 다른 10대를 태우지 못한다.
미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조사결과 이 법이 시행된 뒤 16세 운전자의 충돌사고가 23%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영국에서 2번째로 큰 자동차 보험사인 노위치 유니언 측은 경험없는 10대 남성 운전자의 절반이 운전 첫 해 충돌사고를 내며 보통 차에 다른 친구들을 가득 싣고 다니는 탓에 너무 오랫동안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 사이먼 마첼은 “우리에게 부담되는 것은 부서진 차가 아니라 차에 함께 탄 제3자의 부상”이라며 “이 때문에 수십만, 수백만 파운드가 든다”고 말했다.
영국보험업계도 그간 10대 운전자의 사고를 줄이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영국보험협회(ABI)는 1995년부터 운전시 위험에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패스 플러스’라는 운전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이를 이수한 운전자는 보험료를 35% 깎아 줬다.
하지만 이 교육을 받은 운전자가 운전 첫 해 평균 0.19건의 사고를 당한 데 비해 그렇지 않은 운전자는 0.2건으로 통계적으로 의미없는 효과를 거둠에 따라 캘리포니아주의 법안처럼 더 강력한 수단을 강구하기에 이르렀다고 ABI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