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부모들은 아이 양육을 위해 알맞은 시간을 골라 파트타임(시간제) 근무를 할 수 있게 된다. 또 아이가 아프면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고, 남녀의 임금 격차를 강제조사하는 등 육아 및 가정 지원 제도가 대폭 강화된다.
해리엇 하먼 영국 헌법부 장관은 이런한 내용을 뼈대로 하는 가족-노동 관련 개혁안을 마련했다고 일간 <인디펜던트>가 27일 보도했다.
영국의 집권 노동당에서 다음달 논의될 이 개혁안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직장에서 적절한 시간제 근무로 업무형태를 바꿀 권한을 주고 있다. 현행 제도는 피고용인이 시간제 근무를 요청할 수 있지만, 회사는 이를 거부할 수 있다. 그러나 새 제도가 도입되면 고용주들은 시간제 전환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요청을 거부할 수 있게 된다.
개혁안은 아이가 크게 아파 학교에 갈 수 없을 정도라면 부모 중 한 명이 유급 병가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출산율 저하에 대처하기 위해 둘째와 셋째 아이를 가졌을 때 혜택을 강화하는 방안도 담고 있다.
하먼 장관은 남녀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 특정 직장에서 동일노동의 임금 격차가 있는지를 당국이 강제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수백만명의 저임금 여성 노동자들을 위해 최저임금을 올릴 것도 제안하고 있다.
가정생활 지원과 성평등 강화에 또하나의 이정표가 될 이번 안은 ‘직장과 생활의 조화’라는 개혁노선상에서 추진되고 있다. 기업주들의 반대를 의식한 하먼 장관은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인적 자본은 경제에 결정적”이라며 “(남녀의 동일노동 임금 격차는) 드러나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강제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