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여름밤엔 또 다른 낭만이 있다. 런던 시내 로열 앨버트홀에서 열리는 ‘BBC 프롬스(Proms)’ 때문이다.
영국 공영방송인 BBC에서 매년 7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 여는 클래식 음악 향연이다.
‘프롬스’는 산책을 의미하는 ‘프롬나드(Promenade)’와 ‘콘서트(Concerts)’의 합성어. 관객들이 공연장에서 음악을 산책한다는 낭만적인 뜻이 담겨 있다. 1895년 시작돼 112회째다. 올해엔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과 쇼스타코비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작품전이 매일 밤을 수놓는다. 매번 유명 음악가를 초청해 특별 공연을 하는데, 올해엔 장한나의 첼로 연주가 예정(9월5일)돼 있다.
클래식 공연이라면 어렵게만 느껴지고, 비싸고, 격식을 차려야 할 것 같지만 BBC 프롬스에선 그렇지 않다. 가격도 10~20파운드(약 1만 7500~3만5000원) 선으로 영국 물가로는 저렴한 편이다.
특히 인기가 높은 공연 무대 바로 앞 공터인 아레나(Arena)석 가격은 5파운드(약 8000원)에 불과하다. 서서 봐야 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수준 높은 공연을 보다 보면 2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무엇보다 프롬스가 100년이 넘도록 성공적으로 지속되는 건 BBC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BBC 공연 담당관계자는 “공영 방송이 국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