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프랑스, 독일 노동자 중 과반수가 정부의 근로시간 규제에 반대, 최대 주 48시간으로 제한된 근로시간의 연장을 수용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신문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와 공동으로 지난 2일부터 14일까지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5개국의 16세 이상 성인 8,9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부가 주 48시간 이상 근무를 금지하는 것에 대해 47%가 반대 의견을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전통적으로 보호주의적 노동규제 성향이 강했던 프랑스나 독일에서도 노동시간 규제에 찬성보다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 정부가 주당 노동시간을 48시간 이내로 규제하는데 찬성한 응답자는 40%였다.
국가별로는 독일에서 65%, 영국과 프랑스에서 52% 등으로 과반수가 반대의견을 보였으며, 이탈리아에서는 43%의 응답자가 노동시간 규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반면 스페인에서는 72%가 규제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이 신문은 독일이나 프랑스에서 영국의 두 배에 가까운 높은 실업률과 동유럽인들에 의한 노동시장 잠식 등으로 인해 노동 규제의 유연화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브렌던 바버 영국노총(TUC) 사무총장은 “노동시간에 대한 의견은 질문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올 수 있다”며 “노동자들은 건강이나 인간관계에 해가 될 정도로 근무시간을 연장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보호장치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