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음주문화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유럽연합(EU) 성인 1인당 연간 알코올 소비량은 전 세계 평균치보다 2.5배 이상 많은 11ℓ에 이르고 교통사고, 가정폭력 등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만도 1천250억유로(1천560억 달러.2003년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소년들의 음주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6일 보도했다.
EU의 의뢰로 작성된 음주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EU 25개 회원국의 15∼16세 청소년의 음주율은 무려 90%에 이른다. 10명 중 9명 꼴로 술을 마셔봤다는 얘기.
평균 12.5세에 술을 시작하고, 14세에 처음 술에 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화 작가 안데르센과 인어공주 이야기로 유명한 덴마크의 경우 15세 아이들 중 약 70%가 지난해 최소 두 번 술을 마셨으며 16세 아이들 중 술에 취한 적이 있는 ‘10대 술꾼’은 89%나 됐다.
EU 회원국의 15∼29세 남성 사망 중 음주로 인한 사망은 29%에 이른다.
특히 월드컵 기간에 음주로 인한 사고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컵 경기가 시작된 지난 10일 영국 국립의료원(NHS)은 올해 들어 가장 바쁜 하루를 보냈다. 국립의료원은 이날 평소(3천500통)보다 40% 이상 많은 5천통 이상의 구급전화를 받았으며 대부분이 음주와 관련된 것이었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음주 폐해를 줄이기 위해 각국 정부가 적극적인 ‘알코올 통제’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공중보건 컨설턴트 피터 앤더슨은 “음주 마케팅을 제한하고 주세를 올리는 한편 주류 구매 연령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