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 전 인터넷 채팅으로 만나 동거하면서 사실혼 관계를 유지한 김모(26)씨와 박모(23.여)씨는 안정적인 직업도 없이 인터넷 웹서핑 등으로 소일하면서 김씨의 어머니가 매주 몇 만원씩 쥐어주는 용돈으로 생활해왔다.
고교를 중퇴한 김씨는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다 근무지를 이탈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고, 박씨는 작년과 올해 아들 2명을 출산하느라 경제력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두 명이 먹고살기에도 빠듯한 가정형편에 아이까지 생기자 김씨 부부는 반인륜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을 정도로 포악해졌고 그 결과 자식을 살해ㆍ유기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김씨는 작년 3월 자신의 지하 셋방에서 생후 50일 된 아들이 시끄럽게 울자 주먹으로 얼굴을 수 차례 때려 살해했고 아내 박씨는 남편의 구타를 보고도 말리지 않았다.
이들은 이후 아들의 시체를 박스 두 겹으로 포장한 뒤 장롱속에 보관했으며 작년 10월 지금 살고 있는 빌라로 이사올 때도 시체를 갖고 와 최근까지 베란다에 보관했다.
부부는 경찰 검거에 대비해 큰 아들이 목욕하다 물에 빠져 죽어 인근 아차산에 파 묻은 것으로 서로 말을 맞춰놓기까지 했으나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거짓으로 판명돼 범행 전모가 드러나게 됐다.
이들은 경찰에서 “땅에 파 묻으려 했는데 겁이 나서 못 묻었다. 처음에는 냄새가 나서 향을 피워 뒀는데 조금 지나니까 냄새도 나지 않았다”며 정상적인 부모라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태연함을 보였다.
경찰조사 내내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김씨 부부는 “시체와 함께 생활하면서 겁이 안 났느냐”는 질문에 “겁나지 않았다. 다 털어놓게 돼 차라리 속 시원하다”고답했다.
주민들은 이웃에서 어린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돼 보이지 않았는데도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고 김씨 부부 부모는 “큰 아들을 입양보냈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의 패륜행각은 최근까지 계속됐다. 올해 4월21일 낳은 둘째 아들의 생명이 위독했음에도 지난달 31일 새벽 서울 건국대병원 응급실에 놓아두고 사라지기도 했다.
이 아이는 나중에 병원에서 숨졌으며 경찰은 둘째 아이도 부모에게 구타당한 것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2.9㎏로 태어난 둘째 아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사망 당시 몸무게가 2.75㎏으로 오히려 줄어 있었다.
김씨 부부는 “돈이 없어 둘째 애한테 가끔 분유가 아니라 시중에 파는 우유를 먹였다”고 말한 것으로 경찰이 전했다.
경찰은 박씨의 왼쪽 팔에 `00, 00’라고 사람 이름 2개가 새겨져 있는 것을 보고 누구의 이름인지 추궁해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큰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