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피 생활을 하고 있는 김우중(66) 전 대우그룹 회장은 “나의 최대 실수는 전경련 회장을 맡은 것이며 대우문제를 대처하는 데 현실적 안목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문화일보>는 27일자에서 지난 가을 동남아에서 도올 김용옥씨를 만난 김전회장이 이렇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전회장은 김씨를 만나 “전경련 회장을 맡고 마치 경제대통령이나 된 것처럼 우쭐했다. 그리고 국가대사만을 염려했다. 따라서 대우 자체의 문제를 충실히 대처하고 풀어나가는 현실적 안목이 부족했다. 나는 어리석었다”고 후회했다는 것.
그는 대우의 외화도피 통로로 알려진 영국의 BFC법인에 대해 “해외투자를 할 때 일일이 정부의 인증과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그것을 간략화하기 위해 대우 내 금융기관처럼 운영된 융통계좌”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외환관리법에 약간 위배되더라도 대우가 먼저 금융감독위원회에 계좌운영을 신고했고 금감위가 현지 실사를 통해 일부 미규명 항목이 있지만 운영상 별다른 하자가 없다고 판정을 내렸는데 갑자기 ‘비밀계좌’로 둔갑했고 대우의 신고도 ‘적발’로 표현됐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는 대우 해체의 원인에 대해 “대우는 다른 기업과 달리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해 80% 이상을 해외에서 생산하고 해외에서 판매했다. 그러다 보니 해외금융으로부터 끊임없이 자금을 조달해야 했고 멈추면 곧 쓰러지는 자전거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전회장은 87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 외사과는 지난달 27일 “11월 프랑스 인터폴을 통해 ‘김전회장이 87년 4월 2일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으며 현재 독일에서 신병치료중인 것으로 알고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검찰에 이같은 내용을 통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