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출산율 저하로 인한 지속적인 인구 감소가 유럽의 장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서유럽 국가들 중 현재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부부당 출산율 2.1 이상을 나타내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독일, 그리스는 모두 출산율이 1.4에 못미친다고 한다. 반면 미국은 이민자 유입으로 출산율 2.0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낮은 출산율은 이들 국가의 경제 활력을 저하시키고 사회보장 비용 부담을 증가시키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출산율이 1.2에 불과했던 이탈리아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연금 제도를 비용이 덜 드는 방향으로 축소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스페인은 지난해 서유럽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1.1)을 기록했다. 유엔은 스페인 인구가 현재 3천990만명에서 2050년에는 3천130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 85년 이래 출산율이 1.5를 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의 고령화 정도는 세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16%지만 이탈리아는 25%에 달하고 있다. 인구통계학자들은 이탈리아에서 이같은 추세가 계속 되면 오는 2050년에는 60세 이상 노인 인구가 42%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유럽 지역에서 출산율 감소로 인한 인구감소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하면서 각국 정부는 이에 대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유럽 국가들은 지난 10년 동안 이민자 유입을 억제하는 정책을 펴왔으나 이제는 일자리를 메우기 위해서 이민을 적극 받아들여야 할 입장에 처하게 됐다.
프랑스 정부는 아이를 가진 가정에 대해 세금 혜택을 부여하고 육아 부담을 덜 어주는 제도를 시행함으로써 출산율을 소폭 상승시키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정부도 육아 보조금을 지급하고 탁아 시설을 확충하는 등 적극적인 출산장려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유럽인들의 의식과 생활 방식이 출산과 육아를 기피하는 방향으로 나가고있어 출산율 저하 추세를 반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