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국제유가는 사상 처음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고, 원·달러 환율은 속락해 달러당 950원선을 위협받고 있다. 이로 인해 수출전선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1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7일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현물가는 전일보다 0.51달러 오른 배럴당 70.29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종전 최고치인 작년 8월30일 69.84달러를 경신하며 배럴당 70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또 브렌트유 현물가도 배럴당 1.09달러 오른 70.6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도 배럴당 64.71달러로 1.78달러 상승, 지난 11일 기록한 최고가 63.63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석유공사는 “이란 핵문제가 대형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석유재고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의 고성장으로 석유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가세, 유가상승을 부채질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전일보다 2.0원 떨어진 달러당 953.6원으로 장을 마쳐 3거래일 동안 8원 가까이 급락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미국 금리인상의 조기종결로 달러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위안화 절상 속도에 불만을 표시한 점도 환율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외환당국이 쉽사리 환율방어에 나서기 힘든 데다 환율반등을 기대할 만한 요인을 찾기 힘든 점에 주목, 조만간 원·달러 환율 950원선도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우리 경제가 감내할 만한 환율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현재의 국제유가 급등세와 원화절상 흐름이 지속된다면 경기회복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고유가와 환율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올해 5% 성장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