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손석희(50·사진) 아나운서 국장이 회사에 사표를 제출한 사실이 지난달 31일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정치권의 첫 반응은 ‘드디어 출마하는가’였다. 올해 신설된 성신여대 방송화법학과 전임 교수로 간다고 전했지만, “글쎄”라는 분위기를 보였다.
인기 절정에 있는 시사프로그램 ‘간판’ 진행자가 지방선거를 꼭 넉 달 앞두고, 대선 경쟁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교수가 되려고 사표를 던졌다는 설명에 고개를 갸웃했다. 손국장은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상태다. 사퇴 소식에 “어느 당으로 가느냐”고 묻는 인사까지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손국장 영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득표력이 보장된 후보라는 것이다. 높은 인지도와 참신한 이미지 덕분이다. 손국장은 지난해 10월 시사저널이 발표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에 올랐다. 예비 방송인들이 가장 닮고 싶은 방송인, 정치권에서 가장 영입하고 싶은 방송인 등에서도 1위다.
손국장은 16대 총선 때부터 정치권의 구애를 받았다. 17대 총선 때는 어느 지역에 출마할 것이란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정치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수차례 공언해왔다. 방송으로 얻은 영향력을 정치에 활용하는 것은 방송의 공정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작년 11월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 시선집중’ 5주년 인터뷰에서도 “보통 어떤 것을 택할 때 행동하기 편한 쪽으로 결정하는 편인데 그 쪽(정치)으로는 안 가는 것이 일단 편하다”며 “(정치는) 나와 맞지 않는 장”이라고 했다. 여당의 당직자도 “본인이 정치를 안하겠다는 말을 여러번 했고, 원리주의자인 만큼 쉽게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의 한 재선의원은 “손국장은 올해 만으로 50세(56년생)”라며 “50세를 지천명(자기가 무엇을 해야할 지 사명을 알게 됨)이라고 하는데, 손국장이 결단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