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집값이 지난해에 10년래 가장 낮은 상승폭을 나타냈다고 가디언이 영국 최대 부동산담보대출회사인 할리팍스의 자료를 인용, 10일 보도했다.
할리팍스에 따르면 영국 집값은 지난해 12월 1% 올라 9월, 11월 등과 유사한 오름세를 보였으며 지난 한해 동안 5.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집값 상승폭은 10년래 가장 낮은 것이며 장기평균치인 8%를 밑도는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스코틀랜드가 14.8% 급등했다. 집값이 오른 영국 주요 도시 20개 중 9개가 스코틀랜드에 위치했다. 뒤를 이어 북아일랜드가 14.1%, 잉글랜드 북부 지역은 9.1%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면 사우스-웨스트와 이스트 앵글리아 지역은 가각 1.9%, 1% 하락했다.
런던 집값은 6.7% 올라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탄력적인 오름세를 보였다. 런던 지역은 2004년에 3.9% 상승하는데 그쳤다. 런던지역의 평균집값은 25만7120파운드로 사상 처음으로 25만 달러를 넘어섰다. 영국 전체로는 평균 17만1632만 파운드로 나타났다.
할리팍스는 일자리 확대와 임금상승, 8월의 영란은행 금리인하 등과 같은 요인들이 특히 하반기 집값 상승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마틴 엘리스 할리팍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집값이 인플레이션과 부합하는 3%대의 상승을 기록해 사실상 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세를 밑도는 경제성장과 소득에 비해 높은 집값 등이 상승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영국의 집값은 경기 진작을 위한 영란은행(BOE)의 금리인하 조치로 크게 오르다가 지난해 초부터 꾸준히 하락하며 거품 붕괴 우려를 촉발시켜왔다. 하지만 최근 다시 가격이 회복되는 신호를 보이고 있어, 급락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영국의 로열 인스티튜션에 따르면 영국의 주택 가격은 지난해 11월 3개월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주택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도, 급격히 오르지도 않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엘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성장률 부진이 이어지고, 주택 가격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내년 주택 수요는 줄어들 것이며, 집값의 급격한 상승세가 다시 나타나기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데일리/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