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간 자녀의 뒷바라지를 위해 ‘기러기 아빠’ 등이 살 수 있는 거주용 해외 부동산의 취득 한도가 6일부터 50만달러에서 100만달러로 확대됐다. 미국 등에선 ‘모기지’를 통해 주택을 500만달러까지 살 수 있어 사실상 전면 자유화한 것과 다름없다.
개인이나 개인사업자들이 해외의 골프장이나 호텔 등에 투자할 수 있는 해외직접투자 한도액도 이날부터 300만달러에서 1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정부는 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권태신 제정경제부 제2차관 주재로 한국은행 등이 참석한 환율급락과 관련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갖고 달러화 과잉공급을 줄이기 위한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경상수지 흑자의 지속에 따른 달러화의 과잉공급을 자본수지 지출로 대응한다는 방침 아래 해외부동산 취득 한도를 즉각 확대한 데 이어 연내에는 한도를 폐지할 계획이다.
해외부동산을 구입할 때 한국은행에 신고하던 것도 시중은행으로 변경, 절차를 간소화했다. 주거용이 아닌 투자 목적의 해외부동산 취득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자유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개인 등의 해외직접투자 한도도 연내에 폐지하고 긴급하지 않은 해외차입은 억제할 계획이다.
동아일보
■ 해외 집 취득 벌써 문의 폭주
주거용 해외부동산 취득에 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한국은행에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9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부터 관광비자만으로도 주거용 해외부동산 취득이 가능해진 데다 취득한도도 미화 50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로 확대되고 신고절차도 간소화됐다. 이에 따라 연초부터 한은 국제국 외환심사팀에 문의·상담 전화가 하루 40~50통씩 걸려오고 있다. 이는 작년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한은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조기유학을 보낸 ‘기러기 가족’의 문의전화가 대부분”이라면서 “특히 6일 취득한도 확대 방침이 발표되면서 앞으로 문의상담이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은에 걸려오는 문의 전화 가운데는 외국환은행을 통해 해외부동산 취득절차를 밟아오면서 마지막 단계로 한은에 신고서를 제출하기 위한 문의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문의하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실제로 부동산 취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일부는 투자 목적으로 해외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한 문의 전화”라면서 “현재로서는 투자목적 취득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