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에 못 간다면 차라리 중국 대학을 가겠다
중국 경제적 부각 더불어 미국 등 선진국 비해 저렴한 유학비용 주원인
대학 수능성적 발표 이후 중국 대학행을 원하는 입시생이 크게 늘고 있다. 최근 주요 도시의 유학원과 중국어학원에는 중국 대학 입학 가능성을 상담하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종전의 중국행은 조기유학 또는 대학원 진학이 대부분이었으나 앞으로는 학부과정 진학희망자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중국이 한국의 제1경제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2010년 SK그룹의 중국 내 사업규모는 20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그때면 필요한 인력도 지금의 수십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유학비용이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저렴한 것도 원인이다. 북경유학원의 황승호 원장은 연간 1천만원 정도면 생활비와 학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중산층에서 중국 유학을 많이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국내 취업과 사회진출에서 지방대와 비명문대가 상대적으로 외면당하는 것도 중국행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이준식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은 능력보다는 학벌이 중요 변수로 작용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 때문이라며 출신 대학이 아니라 실력과 능력에 따라 대우받는 사회문화가 정착되지 않는 한 이러한 유학붐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중국 대학이 외국인 학생을 위한 지원제도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다는 것도 유의해야 할 점이라고 말한다. 또 언어장벽도 문제다. 이얼싼중국문화원 서정진 팀장(31)은 중국어 실력이 여의치 않으면 현지 적응과 학업 수행이 매우 어렵고 중국학생과 대등하게 공부하는 기초 어학실력을 기르는 데만 1∼2년이 걸리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