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민자들 사이에서 자녀들에게 고유 언어를 가르치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다른 유럽 나라들에 비해 외국어 구사능력이 뒤떨어지는 영국인들의 언어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유럽연합이 지난 6월 회원국을 비롯한 29개 나라 사람들의 외국어 구사 능력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절반이 한 가지 이상의 외국어를 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영국 국민 중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춘 사람은 평균에 훨씬 못미치는 30%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민자들의 모국어 교육은 영국인 전체의 외국어 구사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국립언어센터가 조사한 바로는, 현재 이민자 공동체 내에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외국어 수는 60여개에 이른다. 35개는 학교 정규 수업이나 방과후 교실 등 좀더 공식적인 형태로 교육이 시행된다.
국립언어센터는 “현재 영국 어린이 10명 중 1명은 집에서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말을 한다”고 밝힌다. 영국 어린이들이 구사하는 언어 수는 모두 합쳐 300여개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
연구자들은 “프랑스어나 독일어, 스페인어 등을 쓸 수 있는 학생들과 비교해 중국어, 그리스어, 우르두어(인도 이슬람교도들 사이에서 쓰이며 파키스탄의 공용어)를 쓰는 학생들의 경쟁력이 결토 뒤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세계화가 확산되면서 우르두어, 터키어, 중국어, 아랍어, 방글라데시어 등의 유용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사벨라 무어 국립언어센터 소장은 “학생들이 집에서 쓰는 언어를 더 잘 구사할 수 있도록 하면 교육적 성취도도 높아지고 자신들의 경제적 기반을 닦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