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음식점 10곳중 9곳 중국산 사용 … 수입 농축산물 26%가 중국산

중국산 김치 사용 안합니다.
중국산 김치에서 다량의 납이 검출된 사실이 보도된 다음날인 26일 일부 식당 출입구에 '국산김치만 사용한다'는 광고문구가 붙어있다.
최근 농림부가 한국음식업중앙회에 의뢰해 서울·경기지역 한식업소 7만9311곳을 대상으로 김치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0%에 해당하는 3만9663개 업소가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조사 대상 업소 중 55.9%, 경기도는 40.1%가 중국산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서울 서초구는 88.5%로 음식점 10곳 중 9곳이 중국산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표백제 함유 논란으로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중국산 찐쌀은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 2년째 중국산 찐쌀을 써서 볶음밥 등을 조리해오고 있는 서울 종로구의 중국음식점 주인 이 모씨(51)는 “찐쌀만 쓰면 맛이 떨어져 국산 쌀과 1대1 비율로 섞은 뒤 물을 적게 부어 밥을 짓는다”고 노하우를 공개했다. 표백제 논란으로 시끌시끌할 때도 아랑곳없이 찐쌀을 썼다는 그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중국산 식재료 없이 장사를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수입 초창기에 주로 선식 미숫가루 떡 등 2차 가공 형태로 사용되던 중국산 찐 쌀은 요즘엔 일반 식당과 대형 병원 환자 급식 등 거의 제한 없이 쓰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산 찐쌀은 20㎏짜리 ‘찐백미’ 한 포대가 3만원 선으로 국산의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지하철 4호선 S역에서 매일 아침 출근 직장인들을 상대로 1000원짜리 김밥을 팔고 있는 김 모씨(31·여)는 “중국산 찐쌀이 아니면 한 줄에 1000원 하는 김밥은 있을 수 없다”며 “싼 맛에 사 먹는 것이고 손님들도 중국산인 줄 알 것” 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찐쌀
은 지난해 8000t이 수입된 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에만 4000여 t이 들어오는 등 모두 1만t이 수입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올해 1~7월까지 수입된 중국산 농축산물은 527만t 12억9170만달 러로 물량 기준으로 전체 수입 농축산물의 26.3%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산 고추 수입량은 2002년 8000t에 불과했지만 2003년에 6만1000t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9만t에 달했다. 중국산 마늘은 2002년 2만7000t에서 2004년 5만6000t으로 늘었다. 중국산 당근도 2002년 1만9000t에서 2004년 6만3000t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산 수입식품에서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하자 일반인 사이에선 일종의 ‘중국 혐오증’마저 생겨나는 분위기다. 대학생 임진우 씨(25)는 “중국산 치고 제대로 된 것이 없다”며 “대학생들 사이에서 중국은 ‘국제적인 기준을 지키지 않는 비문명 국가’란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반면 주부 천미혜 씨(31)는 “중국에서 유해 식품을 수입해오는 업자는 모두 한국인”이라며 “싸게 들여와 비싸게 팔려는 이들 업자의 상술이 문제지 중국을 탓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