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이민자 수가 지속적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외교통상부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995년 1만5917명이던 해외 이주자는 2003년 9509명, 지난해 9759명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95년 8535명이던 미국 이주자는 지난해 4756명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뉴질랜드 이주자는 3612명에서 127명으로 급감했다. 이들 국가의 이민자 수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강화된 이민법 때문이다.
미국은 9.11 테러 후 이민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영주권자를 포함한 모든 외국인의 거주 이전 신고 의무도 강화됐다. 뉴질랜드도 최근 재산뿐만 아니라 전문 기술이 있어야 이민을 받는 등 조건을 강화했다.
이성권 의원실 관계자는 “과거엔 자녀 교육을 위한 이민이 많았는데 요즘엔 이민 대신 ‘기러기 아빠’를 택하는 경향이 늘어난 것도 이민자 수가 줄어든 한 이유”라고 말했다.
미국 이민자 수 급감과는 상관없이 지난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한국인은 1만7184명으로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2002년엔 1만7307명, 2003년엔 1만5968명이었다. 미국 이민자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시민권 취득자 숫자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것은 이민법상 최소 5년 이상 거주해야 시민권 신청 자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