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남학생들이 컴퓨터게임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에 가뜩이나 벌어져 있는 여학생들과의 성적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29일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에 따르면 리즈대와 셰필드대 연구팀이 영국 교육부의 용역을 받아 연구한 결과 학교 숙제에 컴퓨터를 활용하는 학생들은 집에서 컴퓨터를 접할 수 없는 학생들보다 대학입학자격시험인 GCSE 성적이 좋았다.
그러나 주로 남학생들 사이에서 많은, 컴퓨터게임을 정기적으로 즐기는 학생들의 성적은 눈에 띄게 낮았다.
이번 연구는 남학생들의 올해 GCSE 주요과목 성적이 여학생들에 비해 여전히 뒤지고 있다고 최근 발표된 후 나온 것으로 영국 12개 학교의 11세, 14세, 16세 학생 111명과 부모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남학생들이 컴퓨터를 ‘장난감’으로 여기고 있다는 견해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학교에서는 남학생들이 컴퓨터를 숙제를 하는데 사용하도록 바로잡아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구팀은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보다 집에 있는 컴퓨터를 학교 숙제에 활용하는 경향이 많으며 이는 여학생들이 정보통신기술을 좋아해서라기보다는 공부에 대해 더 진지한 자세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연구 결과 남학생의 61%가 매일 또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컴퓨터게임을 하는데 비해 여학생의 44%만 게임을 했다. 게임기를 매일 또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사용하는 남학생도 70% 달한 반면 여학생은 32%에 그쳤다.
한편 이에 앞서 영국 교육부는 지난 25일 전국적으로 영국 16세 학생 약 574만명이 응시한 올해 GCSE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시험에서는 97.8%가 합격, 지난해(97.6%)보다 합격률이 0.2%포인트 높아지면서 역대 합격률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워 시험이 너무 쉬워 학생들이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비난 여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올해 시험에서는 특히 상위권인 A*∼C 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은 지난해 59.2%에서 61.2%로 2.0% 포인트 늘어나 92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증가율이 높았다.
영국산업연맹의 딕비 존스 사무총장은 영국 교육이 학생들이 기본을 배우지 못하도록 하는 ‘시스템적인 실패’ 상황이라고 공격했다.
또 “읽고, 쓰고, 셈하는 것은 20세기에는 모두에게 기본권이었다. 그런데 21세기에 세계 4번째 부자나라의 교육 시스템이 왜 이런 것들을 달성하지 못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대학들도 지나치게 쉬워 변별력이 없는 대입자격시험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옥스퍼드대학 막달렌 칼리지의 리처드 케언스 부총장은 “우리는 더 이상 GCSE나 A-레벨(학력평가시험) 응시생들에게만 의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