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시계 역할을 해온 영국 그리니치 표준시(GMT)가 과학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역사의 커튼 뒤로 사라져가고 있다.
대표적 영연방 국가인 호주가 그간 사용해 온 GMT 대신 훨씬 더 정확한 것으로 평가받는 협정세계시(UTC)를 이번 주중 채택할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호주 국립측정연구소 관계자는 “이제 GMT는 구식이 됐으며 과학적인 원자시계가 정확한 시각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도 등에 자주 사용되는 UTC는 세슘이라는 원자의 진동수에 기초해 초의 길이를 재는 원자시계로 측정된다. 300만년 동안 1초 정도의 오차만 보일 만큼 극초 단위의 정확성을 자랑한다.
GMT는 1883년 미국 의회가 공식 인정하고, 1884년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는 GMT를 기준으로 세계를 24시간대로 나눴다. 1958년 1월1일부터 세계는 GMT를 전면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GMT의 지구가 한바퀴 자전하는 데 24시간이 걸린다는 기본 전제는 기후 변화 등으로 지구의 자전속도 자체가 바뀌는 새로운 변수를 반영하지 못했다. 따라서 수백만분의 1초와 씨름하는 천문학자들은 몇년마다 초 단위 수정을 감수해야 했다.
프랑스는 독자적인 파리시계를 사용해왔다. 같은 영연방 국가인 뉴질랜드와 미국, 싱가포르, 유럽연합 국가 등이 UTC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국민일보